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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제주도 – 목포

선배 결혼식 겸, 텔코웨어 -> 네오위즈 이직 중 짬을 내어 제주도엘 다녀왔다. 남는게 시간이요, 느긋한 여행을 위해 배로 가보기로 하고, 목포행 고속버스 막차를 타고, 생각보다 일찍 (3시간-3시간 반) 목포에 도착. 목포는 처음 가보는곳이고, 언론 및 영화에서 왜곡된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받은 바, 왠지 가기 머뭇거려지는, 낯선 곳인데, 새벽 4시에 여길 도착하니 막막할 수 밖에. 제주도 가는 배는 아침 9시. 5시간을 무얼하나 고민중에 누군가 목포에서 아침 배를 타려면 찜질방에서 쉬다가 가는게 좋다는 얘기가 생각나 무작정 택시를 타고 “가까운 찜질방이요~”

택시기사 아저씨는 구수한 (다소 살벌한 느낌의 그) 사투리로 “어서 왔소?”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던중. “제주 갈라믄 어차피 아침 먹어야 하잖소? 선착장 앞에 식당서 아침 백반 5천원잉께 거 묵고.. 잘 야그해서 거서 한숨자다 배 타소”란 아주 귀한 정보를 주셨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다들 그런식으로 한다고. 식당에 들어가 “잠 좀 자다가 아침먹고 배타려구요” 했더니 친절히 이불까지 꺼내주신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말 그대로 목포식 정식 (반찬만 무려 20여가지, 그 중 절반 이상이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바닷가 음식들)을 먹고 배에 올랐다.

(추자도 들러 두어시간 만에 제주까지 가는 쾌속선은 9시경. 매우 비싸고, 고속이라 멀미가 심하다 하여 4시간 정도 가는 페리호를 선택했다. “학생도 아니고, 배멀미도 있을지 모르고… 좋은걸로 타자” -> 1등석! (페리호는 1등석, 2등석 모두 별 차이 없어보였음)

아무튼.. 이렇게 태어나 두번째 제주행이 시작된다. (처음은 대학 수학여행으로)


아침 햇살을 듬뿍 안은 선착장 앞 밴치

@ F80D/24-85G, 목포 여객터미널, 2005

그들과의 여행 – 에버랜드

(사진 정리를 다시 하는중인데, 무려 1년반동안 사진 포스팅이 없었다. 하하하)
오랜만에 에버랜드로 여행을 다녀왔다. (2005년 2월에 말이죠 :-))



아무도 찾지않는 범퍼카

항상 즐거운 그들과의 여행
용재형, 종태형, 남식이형, 효순 (내 반쪽 희연은 당시 출장중, 은정은 시골에)






@ F80D/24-85G, 에버랜드, 2005

Airports in travel

여행을 좋아한다.
대학생때 못해봐서 후회되는 두 가지. 하나는 찐한 연애, 나머지 하나는 그때 한참 유행했던 유럽배낭여행.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것도 아니고, 뭔가 뚜렷하게 한 기억도 별로 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만 지나갔던것 같다. (동아리 만들어서 밤세워 공부하고 만들고 설치하고 했던게 있구나!)


아무튼… 회사를 다니면서 작지만 월급을 받고, 재테크가 뭔지도 모른체 그냥 그렇게 통장에 월급을 모아가던중 불현듯 친한 친구로부터 해외배낭여행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처음 간곳이 태국. 그 친구말로는 “배낭여행자들의 마지막 안착지”라는데 (여행하기 편하고, 쉽고, 싸고, 쉴 수 있는…) 나는 처음부터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래.. 편하게 여행하자”라고 생각하고 간 첫 여행은 두려움과 낯설음과 “전투여행”이라 부를만큼 빡빡한 일정에 혼자 간 탓에 보름 가까이 누군가와 대화를 해보지 않았던 기억이다. 이후로 태국을 두 번 더 다녀왔고.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재미있게 여행을 할 수 있을것만 같다.


직항으로도 14시간을 가는 미국 출장을 일본에서만 4시간을 기다리며 내 모든 기력을 소진시키려는 듯한 일정에 맞서 “나름대로 이것도 여행이지머…”라고 위안하며 다녀왔다. 긴~ 여행의 중간 중간 휴식처는 아마도 공항이 아닐까? 여행지의 향취도, 여행자들간의 의사소통도 없는…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거쳐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각자의 사연을 담고 기다리고, 줄을서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긴긴 지루함을 면세점 쇼핑과 어딜봐도 별다를것 없는 공항을 산책하고.


우리나라 만큼 멋있고, 넓고, 시설이 좋은 공항이 세계에 몇군데 없다고들한다. 왜 그럴까? 국력을 뽐내는 것일까? 아니면 여행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감사한 노력일까? (설마…)
저 스튜디어스는 어느나라 사람일까? 유니폼이 꽤나 이쁜데? 기장들은 왜 실내에서도 모자를 쓰고 다닐까? 인사를 받으려는걸까?
옆사람은 왜 저렇게 뚱뚱할까? 몇시간동안 먹지도 않고,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비록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 있지만…
조그만 간이 매점의 아줌마는 얼마나 심심할까? 그래도 영어를 해야 커피라도 한잔 팔텐데… 공항에서 집으로는 어떻게 갈까? 자가용이 있을까?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내려서 무얼할까? 일은 잘 될까? 두고온 가족들은 별일 없겠지? 어제 받아둔 게임은 언제 해보나… 출장비가 남으면 뭘 살까?

난 이 많은 사람과 공간안에서 무엇을 생각할까?

@ D200/18-70, 나리타공항/Japan, 2006

2003, 태국 #epilogue



싸얌스퀘어

두번째 가본 태국. 그리고 잊지못할 앙코르.
이 기억들을 가지고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간다.
가끔씩 여행의 기억들과, 아름다운 풍경들을 되세기며 바쁘게 바쁘게 살아간다.

오늘도 화이팅

2003, 태국 #prologue
2003, 태국 #1 – 방콕
2003, 캄보디아 #2 – 앙코르 1
2003, 캄보디아 #3 – 앙코르 2
2003, 캄보디아 #4 – 앙코르 3
2003, 캄보디아 #5 – 앙코르 4
2003, 태국 #6 – 방콕
2003, 태국 #7 – 꼬따오(다이빙), 꼬싸무이
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태국 #epilogue

@ F80D/24-85G/G5, 방콕-태국, 2003

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12. 14 – 아유타야

12.13일 3시에 꼬싸무이 출발하여 꼬싸무이 -> 수라타니 -> 방콕에 도착하니 14일 새벽 5시가 되었다. 중간 중간에서 버스/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기에 12시간 정도는 이동을 한것 같다.
방콕에 도착해서 아유타야/깐짜나부리 둘 중에 한곳을 가려고 고민하다가 앙코르 문화의 또다른 계승이라고 불리는 아유타야로 가기로 결정하고, 남부터미널 근처의 미니버스(50밧)를 타고 1시간 반정도 이동하여 8시 경에 아유타야에 도착했다. 한국 부부가 운영하는 “찰리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 100밧(여행중에 제일 싼 방이었음 – 이방밖에 없어서…)짜리 싱글룸에서 잠시 자다가, 자전거를 빌려 아유타야를 둘러봤다.
아유타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유적도시이며, 몇개의 강이 만나는 섬으로 된 도시이다. 전체적으로 앙코르와 비슷하나 그 내용이 앙코르에 비해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앙코르를 먼저봐서 그런듯) 비슷하게 모여있어서, 자전거로 쉽게 이동이 가능했다. 대부분의 유적은 복구가 부실하거나, 너무 많이 유실되어 형체를 쉽게 알아보기 힘들었다.

왓 랏부라나
게스트하우스 길 건너편에 있는 사원으로, 버마군에 의해 머리가 잘려진 불상들이 있었다. 사원 뒷편의 조그만 벽 사이에는 강아지 몇마리가 둥지를 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태국은 개에게 관대한듯 하다. 특별히 챙겨주지는 않지만, 우리처럼 쫓거나 가두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개가 사람을 물면 그 개를 죽인다고 한다)


버마군에의해 머리가 잘려진 불상

왓 프라씨 싼펫
왕궁터에 인접한 왕실전용 사원으로, 우리나라 경복궁 정도에 해당하는 서민들이 쉽게 찾는 곳이다. 실제 왕궁터는 건물은 남아있지 않고, 터만 남아서 사원과 대조적이었다. 아유타야의 대표적인 유적


왓 프라씨 싼펫의 세개의 탑(아유타야 역대왕의 유골이 안치되어있다)


외국인에게 즉석 회화를 시도하는 대학생 언니들

쿤팬의 집
아유타야를 배경으로 한 문학 작품 “쿤 창과 쿤 팬”에 등장하는 쿤 팬의 집을 재현한 곳이다. 전형적인 아유타야 양식의 집이라고 해서 찾아갔으나, 동네 장터 분위기의 노점상들이 집 내부까지 점령하여.. 낭패.

짜오 쌈 프라야 국립 박물관
지방 박물관이라는데, 규모는 작은 편이나 볼거리가 많았다. 아유타야 지방의 오래전 생활 양식을 모아두었고, 특히 금박으로 세공한 왕실 물품이 두꺼운 철문에 의해 보호되는 방이 있는데, 세밀한 묘사와 실제로 왕족이 사용하던 물건들이어서 더더욱 신기함을 더해주는 장식들이었다.

왓 차이 왓타나람
자전거로 섬을 반바퀴 돌아, 다리를 건너서 찾아간 사원으로 아유타야 유적중에 복원이 가장 잘 되어있는 사원으로, 아유타야의 대표적 유적 중에 하나이다. 여긴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모르고 그냥 들어갔던곳.
외국인 보다는 현지인들이 쉽게 찾는 유적으로 앙코르의 분위기와 비슷하나, 훨씬 잘 정돈된 곳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너도나도 기념사진을 찍는 우리랑 다를바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곳에서만 기념사진으로 거의 한통을 찍는 태국 언니들


무너지는 사원을 아슬아슬하게 복원


불상 앞에서 기도할때 바치는 꽃을 파는 부부(몰레 찍다가 아저씨랑 눈이 마주침)


이곳에도 머리가 잘려진 불상들


꼬따오에서부터 수염을 길러봤다. 셀프샷. 까끌거리고, 밥먹을때 걸리적 거려서 결국 면도.


왓 차이 왓타나람 전경 (많이 본듯한 풍경?)


연속되는 엽서 사진, 잔디밭에는 석양에 물드는 사원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대기중


뚜둥.

아유타야 시내에서 전통 타이 맛사지를 두시간에 걸쳐 받았는데, 40-50대 바싹 마른 아줌마가 해줘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 아줌마가 전문가일 줄이야… 마른 체구에서 엄청난 힘으로 두시간 동안 전신을 마사지 해주는데… 두시간 후에는 정말 몸이 풀려서 흐느적 거리면서 숙소로 돌아갔다. 매너도 좋고, 가끔 재밌는 농담도 해주고… 마사지 받고 팁주기는 여기가 처음이었다. (다른곳에서는 별로 만족하지 못해서.. 앙코르의 맹인 안마사는 자느라 팁을 못줬고 ㅋㅋ)

숙소에 돌아오니, 아주머니께서 “빛의 축제”란걸 한다고 해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부랴부랴 걸어갔다. 1년에 한번씩 하는 축제이고, 유네스코 유적으로 지정된걸 기념하는 지방 축제라고 한다. 코끼리를 타고 전쟁하는 모습을 연극으로 꾸며 돈을 받고 공연하는것이 축제의 전부인데, 외부 무대라서 천막으로 둘러싸고 관객석에서만 볼 수 있게 했지만, 돈내지 않고 천막을 들추고 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나를 포함해서…
공연이 끝나고 바로 옆 도로를 막아서 야시장이 열렸는데, 규모가 상당히 컸다. 주로 먹을것과, 우리나라 시골 장터같은 분위기의 잡다한 물건을 팔았다.


커다란 계란 후라이 같은 요리 밥에 얹어서 먹는듯…


유리를 녹여 조그만 동물을 만드는데, 카메라를 잘못 눌러 플래쉬가 터지는 바람에 줄행랑. -.-;


여기에도 나타났다. 벌레로 만든 간식. 앞에 있는건 아무리 봐도 바퀴벌레 같단 말이지

야시장을 끝으로 아유타야 하루 일정을 끝을냈고, 태국에서의 공식(?) 스케줄도 끝이났다.
15일(월) 아침에 방콕으로 돌아와, 내가 사진에 흥미를 갖게된 동기중에 하나인 “김윤기” 선생님을 만나뵈었다. 무작정 찾아간건데, 여러가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근처 맛있는 식당에서 맥주와 함께 11시까지 식사와 술을 함께했다. 저녁은 내가 대접해 드렸는데, 꽤나 괜찮은 식당에서 꽤나 많은 음식과 맥주를 먹어서 내심 계산을 걱정했으나, 우리돈으로 2만 5천원 정도가 나왔다. 🙂
이날 밤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방에서 잤고, 우리나라로 치면, 조그만 호텔급의 방이었는데, 650밧(19000원)의 사치스런 방이었다. 뜨거운 물도 나온다고…

한국으로 돌가아는 16일(화)에는 비행 시각이 밤 11시 50분? 이라서, 하루종일 방콕의 중심가인 싸얌스퀘어, 월드트레이드 센터 (우리나라의 명동과 그 주변 백화점 정도)를 돌아다니며 기념품을 사려했으나.. 결국 작년과 같은 담배+나라야 가방으로 낙점. 나라야는 천으로 누벼서 만든 조그만 가방들인데, 애기 똥귀저기 가방 같다고도 한다. 태국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왕실에서 관리한다고 하고, 값이 저렴하다.

저녁으로 카오산의 동대문에서 “김치말이 국수”를 한개 먹고, 짐을 싸서 돈무앙 국제 공항으로…
좀 일찍 들어가서 면세점을 한바퀴 돌아본 후 (면세점에서 나이키를 찾아볼것. 신제품이 상당히 쌈. 그리고 당연히 양주 파는곳도)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수요일 아침 6시경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여기 날씨는 영하…
아… 다시 한국이구나…

항상 여행은 아쉬움을 남기는것 같다.

2003, 태국 #prologue
2003, 태국 #1 – 방콕
2003, 캄보디아 #2 – 앙코르 1
2003, 캄보디아 #3 – 앙코르 2
2003, 캄보디아 #4 – 앙코르 3
2003, 캄보디아 #5 – 앙코르 4
2003, 태국 #6 – 방콕
2003, 태국 #7 – 꼬따오(다이빙), 꼬싸무이
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태국 #epilogue

@ F80D/24-85G/G5, 아유타야-태국, 2003

2003, 태국 #7 – 꼬따오, 꼬싸무이

2003. 12. 8 ~ 11 (꼬따오)

꼬따오는 지난 태국여행에서도 묵었던 곳으로, 친구 태훈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왔었던 곳이다.
먼저, 무척이나 조용한 섬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발전해서 사람도 많아지고, 여러가지 편의 시설도 많아졌다. 특히 섬에서 가장큰 싸이리 해변의 끝에는 7-eleven 편의점까지 생겼다. (태국 가게의 70%이상은 7-Eleven이다)


싸이리 해변의 일몰

이번 여행의 두번째 테마인 “다이빙”. 지난번 왔을때 해본 Discovery-Diving(여기 강사님 표현을 빌리자면, 디스커버리는 물에 발을 담그는것이고, 기초코스인 Open-water는 물에 들어가는것이고, Advance 코스는 다이빙을 하는것이라고 했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다시 제대로 기초코스를 받으려 했다.
다만 걱정되는것은 꼬따오의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것인데, 우기는 끝나지만, 바람이 불어서 수중이 탁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싸고, 지난 여행의 기억이 남아있는 꼬따오로 정했다.

반스 다이빙 샵에 도착해보니, 한국인 학생들(모두 강사과정 – IDC 과정을 받고 있었다)이 많았고, 한국인 강사분(쭌 강사님)도 계시고… 지난번엔 외국인에게 배웠고, 그다지 어렵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사람들끼리 배우면 재미있을것 같아서 일부러 한국인 강사가 있는 이곳을 택했다. 그러나 아직 시즌전이라서 Open-Water코스 수강생은 나 하나. 그것도 강사는 IDC수업을 진행중이라, IDC 수업을 준비중인 “고은희”씨 – 일명 KO – 의 1-1강의를 받게되었다. 그래도 타국인데.. 친절히 대해줘서 감사하고, 맛있는 빵도 사주시고… 여러모로 신세 지면서 즐겁게 배웠다.


KO 선생님


외국인 Open-Water 그룹


반스 다이브의 Open-Water 코스는 4박 4일 코스인데 (도착날 부터 4일간. 4박을 하고 마지막 날 아침에 다시 출발) 비디오 시청 및 교재 이론 교육 (테스트) -> 제한 수역(수영장, 해변) 기초 훈련 -> 다이빙 1 -> 다이빙 2(테스트) 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론 교육은 수중 활동의 수압과 잠수병 및 장비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 배울 수중 기술에 대한 교육이 있으며, 제한 수역 기초 훈련은 장비착용 및 사용법, 마스크 클리어(수중에서 마스크 벗었다가 다시쓰고, 물빼기), 레귤레이터 클리어 (숨쉬는 장비를 뱉었다가 다시 찾아서 물기, buddy(같이 잠수하는 사람)의 레귤레이터 사용하기) , 호버링(부력을 맞춰 무중력상태를 이루는 기술), 비상 상승(6m정도에서 숨을 내뱉으며 수직상승하기)등등을 배운다. 그리고 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여 실제 수심 10m 내외에서 이러한 기술을 재교육하고, Fun Diving(수중 관광정도?)을 한다. 마지막날에 지금까지 배운 기술을 수중에서 테스트 받으며, 기본 기술로 수영과 수면에 떠있기를 테스트 한다.
난 아무래도 지난 Discovery 경험이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었는데, 마지막날 수심 10m에서 테스트를 받던중 마스크 클리어하면서 코에 물이 한가득 들어가는 바람에… (레귤레이터는 물고 있지만, 기도에 물이들어가서 숨이 안쉬어지는) 순간이었지만 “아… 숨을 참고 올라가야 하나”,”기침을 해서 뱉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이러한 상황을 panic이라고 부른다는데… 나를 보고 있던 KO 강사도 조금 당황한 분위기였고, 수신호로 “진정하고 숨을쉬어라”를 연발하고.. 다시 기침을 해서 숨을 쉴수 잇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휴~~ 당황하지 않으면 큰 사고는 나지 않는데, 대부분 당황해서 더 큰 사고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Open-Water학생들이 대부분 통과하는 의식같은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잘 했다면서… 🙂 마지막 수영시험은 다이빙하는 배 (중간정도 크기?)를 두바퀴 도는건데, 수심 10m 바다위에서 아무것도 없이 수영하기란… 두바퀴가 대략 50-100m 사이라는데, 정말이지 그게 제일 힘들었던것 같다. 편하게 천천히 하라고는 하지만, 어디 그게 말이 쉽지…
한바퀴 반을 돌고는 강사가 머리를 받쳐주고 둥둥 떠서 돌아왔다. -.-;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4일이었다. 거기 IDC과정 학생들과 저녁에 술도 같이하면서 그들 여행다녔던 얘기도 듣고, 수고해준 KO 강사에게 저녁도 대접하고… 밤에 출발하는 낚시 투어가 있다고 해서 시도했지만, 섬 전체에 신청자가 나밖에 없어서 cancel되고. 결국 낚시가 하고 싶어서 꼬싸무이로 가기로 했다. 거기엔 낚시를 좋아하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계시다는 말을 듣고서.

다이빙은 월-목까지 하고, 금요일 아침 다시 꼬싸무이로 향했다. 배로 2시간 정도?


꼬따오 선착장를 떠나면서


꼬싸무이로 가는 바닷가. 바다빛이 정말 예뻤다.

2003. 12. 12-13 – 꼬싸무이
꼬싸무이로 가는 배에서 폭풍우라고 할정도의 비를 만났다. 저 멀리 꼬싸무이가 보이는데.. 아무리 다가가도 계속 검은 구름뿐. (꼬따오에서는 비가 안왔고, 출발할때도 날씨가 좋았다) 아…..
꼬싸무이에 내리자, 엄청나게 비가오고 있었다. (요 몇일 계속 그랬다는… 2-3일 전이 Full Moon이라고 보름달이 떴는데, 그때마다 꼬따오-꼬싸무이 중간에 있는 꼬팡안에서 풀문파티가 열린다. 원래 Full Moon이 지나면 날씨가 않좋기 마련이라고 한다)

꼬싸무이에는 오로지 낚시하러 왔는데… 아… 낚시배가 안뜬단다. 젠장…

결국 “노네임 방갈로(낚시 좋아하시는 한국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면서 만화보고, 신라면 끓여먹고, 맥주마시고, 책보고… 어떻게 보면 여행가서 그게 뭐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여유있는 여행이라면 하루/이틀 정도 푹쉬는걸 추천한다. 몸도 가뿐, 마음도 가뿐. 여행지에서 외국사람들이 항상 책을 보며 앉아있는 풍경을 봤을것이다. 그 사람들은 여행을 즐긴다. 해보고, 가보고, 찍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없단 말이다. 즐겨라 여행을…


내가 묵던 방갈로 방앞에 핀 꽃 여러송이


그 옆에 붙어있는 빨간색 화장실 담에 붙어있는 꼬리 잘린 도마뱀


암튼… 원하던 낚시는 못하고, 토요일날 오후배를 예약해 다시 방콕으로 올라왔다. 역시나.. 꼬싸무이를 출발하는 날은 날씨가 엄청 좋았고, 곳곳에 낚시하는 배들이 줄을 지어있더군. -.-+ 오후 2시쯤 배를 타서 쑤랏타니를 거쳐 방콕까지… 하루 종일 이동이다.


꼬싸무이 -> 쑤랏타니 배

2003, 태국 #prologue
2003, 태국 #1 – 방콕
2003, 캄보디아 #2 – 앙코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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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태국 #6 –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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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태국 #epilogue

@ F80D/24-85G/G5, 꼬따오/꼬싸무이-태국, 2003

2003, 태국 #6 – 방콕

2003. 12. 7 – 방콕

Suk11 Guest house에서 일어나자마자 바로 카오산으로 이동했다. Suk11이 있는 쑤쿰윗에는 배낭여행자를 위한 여행사가 없어서, 모든 여행 상품이 비싸다. 역시 카오산이 제일 싼것 같다. 먹을거나 할거나…

카오산에 도착해서 여러 여행사를 알아보고, “꼬따오”로 가는 조인트 티켓 (버스 + 배)이 제일 싼것을 구했다. 그 여행사에 짐을 맡겨놓고, 7시까지 돌아오기로 하고, 카메라와 귀중품(여권/비행기표/돈)을 가지고 방콕의 왕궁 옆에 있는 “두씻 정원”을 가보기로 했다. 방콕의 왠만한 관광지 포인트는 지난번에 왔을때 가봐서 차이나타운과 두씻 정원외에는 특별한 곳이 남아있지 않았다.

카오산(방람푸)에서 운하버스를 타고 태왯(Tha Thewet) 선착장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두씻정원의 출입문이 예상과 달리 먼곳에 있어서 20여분 걸어서 두씻정원에 도착했고, 입구에서 표를 사서 (내국인은 무료, 외국인은 유료) 들어갔다.
두씻 정원은 태국의 국왕이 유럽을 다녀와서 유럽식 정원에 매료되어 만든 왕실 정원으로, 위만멕(Vimanmek)궁전을 포함해서 왕비/왕자/공주들이 살던 건물을 관광 장소로 개조하여 공개한 곳이다.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하고 한적하며, 전통 태국건물은 아니지만, 왕족이 살던곳답게 이쁘고 멋있다. 또한 왕족들의 생활상을 전시하고 있어서 볼거리가 많다. 특히 모든 건물에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와서 쉬었다가 가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다 🙂


두씻정원 바로 옆 국회의사당(?) 들어가려면 추가의 입장권이 필요하다.


위만멕 궁전앞 (졸업사진, 신혼여행 사진 포인트로 유명한듯 하다)


두씻 정원을 나와 툭툭을 타고 찾아간 곳은 “푸카오텅”으로 “황금의 산”이란 뜻이다. 방콕은 산/언덕이 없는 완전한 평지인데, 사람이 손으로 만든 산으로 왓 싸껫이란 사원 안에 있다. 꼭대기에 올라 내려다 보면 방콕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푸카오텅 꼭대기 불탑


방콕 시내


푸카오텅 꼭대기에서 방콕 시내를 보고 있다가 주황색 옷의 승려가 말을 건넨다.
“네가 가지고 있는 그책… 그게 뭐냐? 한국사람들은 모두 그걸 가지고 있던데…”
“아.. 이거? 태국 여행 가이드 북이야. 한국에선 이 책이 태국에 대해서 가장 자세히 나와있어”
로 시작된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승려의 이름은 들었는데, 어려워서 까먹었고. 나랑 나이가 엇비슷했다. 지금은 사원에서 승려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 집은 태국 북서부쪽이며, 오늘은 휴가차 놀러(?) 나왔다고 한다. 한국/중국/티벳/태국 불교의 차이점도 들었는데, 태국 불교의 특징은 부처와 국왕을 같이 신으로 모신다는 것이다. 태국 사람들의 국왕에 대한 충성은 유명한데, 종교에서 정식으로 신으로 모신다는 말은 매우 새로웠다.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에 외세에 지배당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인데, 국민들은 이를 국왕의 능력으로 생각하여 매우 자부심이 강하다고 한다.)

푸카오텅을 나와 다시 카오산으로 돌아가는 길


12월 5일은 국왕의 생일로 축제가 벌어지는 국경일이다.


태국 사진 동호회 사람들, 다들 DSLR을 가지고 있었다. 태국내 최상류층인듯.


라마 3세 공원


태국에도 4.19처럼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 이를 기념하는 민주 기념탑

자… 지금부터 이번 여행 최고의 에피소드 시작

카오산에 도착해서 바로 짐을 맡겼던 여행사를 들어갔다. 아… 내 가방이 없다. 여자들만 있는 여행사였는데,
“내 가방 어딨어?”
“어? 어? 뭐? 너 가방 맡겼어?”
내가 맡기면서 눈도장 찍은 사람은 퇴근했단다.
“정말 맡긴거야? 확실해? 딴데 둔거 아니고?”
아.. 슬슬 미치고 환장하기 시작한다.
“아까 내가 표 구입한 그 여자가 알거야 전화해봐”
그 여자가 왔다. 다행히 기억난단다. 근데, 가방이 어딨는지는 모르겠단다.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것이, 내가 가는 꼬따오행 버스보다 1시간 앞에 떠난 “꼬싸무이”행 버스를 기다리는 외국 남자 가방 옆에 내껄 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꼬싸무이 버스에 내꺼 있는거 아냐?”
“설마… 잠시만.”
이리저리 한도 끝도 없이 전화를 한다.
“따라와… 가보자”
여자 세명과 한 택시를 타고 낯선곳으로 달려간다. 이미 떠난 버스를 잡으러. -.-;
버스는 이미 고속도로에 들어섰고, 우리는 계속 쫓아간다. 아, 난 8시 버스를 여행사 앞에서 다시 타야한다. 지금은 7시. 버스를 따라잡았다. 바로 짐칸을 열어서 배낭을 뒤졌다. 아…. 있다.
“아.. 여기 있다.”
여행사 직원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버스 승객들에게 일일이 묻는다.
“이 가방 주인 있냐? 있냐? 있냐?”
당연히 아무도 없지. 내껀데. 그러는 동안 버스안의 40여명의 외국인들이 창문을 통해 나를 쳐다본다. 태국애들 4명이서 버스 세우고 뭐하는거야? 하는 눈으로.. -.-;
그때 여행사에서 봤던 그 외국 남자가 나온다.
“니가 가져갔냐? 이 가방?”
“아니.. 난 모르는 일인데?”
씨.. 모르긴 왜 몰라, 그 여행사에는 너밖에 없었는데. 하지만 증거가 없다. 나도 버스를 타려면 바쁘다.
가방을 가지고 다시 택시를 타고 여행사로 돌아왔다. 여행사 직원이 나한테 건넨 말은 단 한마디.
“Are you OK?”
태국 사람들은 I’m sorry를 안한다고 누가 그러더라. 진짜다. 너무 황당하니까 웃음만 나올뿐 화도 안나더군. 다행히 여권/지갑/돈은 따로 가지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무튼. 버스 출발 시간안에 다시 도착해서.. 여행사 직원은 600원 짜리 물한병 주고 잘가라고 한다. 안녕.

8시에 여행사 앞에서 출발. 사람들을 모아서 버스가 출발하는곳에 9시 도착.
버스가 밀려서 늦게 온다고 한다. 11시 반 출발. (방콕 -> 춤폰 -> 배 -> 꼬따오)
앉자마자 바로 골아떨어졌다. 보통 버스나 차에서 잠을 못자는 편인데, 출발할때 부터 도착할때 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다. -.-v 6시에 도착해 8시 배를 타고 꼬따오에 도착하니 10시. 바로 Ban’s Dive 라는 다이빙 샵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다이빙을 제대로 배우려면 영어보다는 한국말이 쉬울것 같아서 한국인 강사가 있는 반스 다이브를 선택)

2003, 태국 #prologue
2003, 태국 #1 – 방콕
2003, 캄보디아 #2 – 앙코르 1
2003, 캄보디아 #3 – 앙코르 2
2003, 캄보디아 #4 – 앙코르 3
2003, 캄보디아 #5 – 앙코르 4
2003, 태국 #6 – 방콕
2003, 태국 #7 – 꼬따오(다이빙), 꼬싸무이
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태국 #epilogue

@ F80D/24-85G/G5, 방콕-태국, 2003